현대차그룹 향한 시민들의 ‘녹색철강’ 요구 확산 – 4주만에 7만5천 레이서가 캠페인 참여
2025. 04. 10
2025년 4월 10일, 서울 – 현대자동차그룹이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최첨단 기술과 차세대 모빌리티 비전을 담은 신차들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가운데, 그 화려한 외관 뒤에는 기후위기를 가속하는 석탄 기반 철강으로 여전히 제작되는 ‘탄소 집약적 현실’이 감춰져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글로벌 기후단체 액션스픽스라우더(ASL), 환경운동연합, 빅웨이브 등 국내외 기후환경단체들은 이날 서울 모빌리티쇼가 열리고 있는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그룹(현대차, 기아차, 제네시스)이 석탄으로 만들어진 철강 사용을 중단하고 녹색철강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경쟁사들과 비교해 현대차그룹이 친환경 전환에서 얼마나 부진한지 보여주기 위한 디지털 시민 캠페인 ‘스틸 랠리(Steel Rally)’를 진행하고 있으며, 단 4주 만에 7만 5천 레이서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고 강조하며, 시민들도 현대차 그룹이 진정으로 친환경 자동차 메이커로서의 거듭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ASL 그린철강선임 김기남 변호사는 “현대제철의 2022~2023년 재생에너지 사용률은 0%로, 글로벌 최하위 수준이다. 세계 3위 자동차 판매기업으로서 이 같은 수치는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며, “현대차의 미래차는 미래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철강 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0%를 차지하며, 이에 따라 자동차 산업의 에너지 전환이 시급하다고 알려져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런 전환에서 매우 느리지만, 볼보, 벤츠 등 주요 완성차 기업들은 이미 친환경 철강 사용 계획을 발표하며 탈탄소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이들 단체들은 기자회견에서 디지털 캠페인의 모습을 연출했다. 디지털 게임 ‘스틸 랠리’는 복고풍 자동차 경주 형식으로, 현대차가 경쟁사에 뒤처지는 모습을 통해 탈탄소 경쟁에서의 부진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또한,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탈탄소 무역정책이 본격 도입되면 석탄철강 의존 기업은 가격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는 점도 지적된다.
빅웨이브 선이은 활동가는 “유럽의 CBAM과 같은 통상 정책이 본격화되면 탄소 고배출 제품은 높은 관세로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게 된다. 탄소배출권 무상할당에 의존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근본적으로 무탄소 에너지로 전환하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충남환경운동연합 황성렬 상임대표는 “최근 현대차의 미국 투자 결정은 무역장벽 해소를 위한 시장 전략에 그쳐서는 안 되며, 국내외 균형있는 투자로 국내 일자리를 보존하면서도, 동시에 그린철강 등 에너지 전환을 통해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정책이 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이 진행중인 LNG발전소 건설 사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천연가스를 포함해, 화석연료는 기후변화를 심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당진환경운동연합 김정진 사무국장은 “현대차그룹은 무엇보다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현대제철의 LNG 발전소 건립 계획도 취소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재생에너지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그린철강 전환을 위한 구체적 준비”라고 강조했다.
‘스틸 랠리’ 캠페인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steelrally.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 : ASL 그린철강선임 김기남, kinam@speakslouder.org, 010-5023-9656